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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vs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이 바꾼 세계관의 전환 건축, 시대정신을 비추는 거울 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기술이 아니라, 시대의 가치관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예술입니다. 20세기 초반, 산업화와 기술의 발전은 건축의 목적과 미학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기능이 곧 미(美)”라는 신념 아래 등장한 모더니즘 건축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대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인간성의 결여와 획일성에 대한 반발 속에서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은 하나의 정답이나 하나의 미학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 해석이 열려 있는 공간을 추구했습니다. 이 두 사조는 단순히 건축 양식의 차이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 기술과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보여줍니다. 본 글에서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철학적 기반과 대표 건축가.. 2025. 10. 20.
건축가 시리즈18. 기억과 도시를 설계한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감정과 기억을 짓는 건축가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특히 20세기 후반 이후의 건축은 사회적 사건과 역사적 상처를 공간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 1946~)입니다. 그는 단순한 미학적 실험가가 아니라, 건축을 통해 기억과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는 예술가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건축이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한 상징적인 작품이며, 이후 뉴욕 세계무역센터(그라운드 제로) 재건 마스터플랜을 통해 “기억의 도시”를 설계한 건축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음악에서 건축으로 – 기억과 이론이 만난 출발점 리베스킨트는 1946년 폴란드 로즈(Lo.. 2025. 10. 19.
색과 빛의 미학 – 동서양 건축의 장식미 비교: 단청과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에서 정신을 읽다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짓는 기술이 아니라, 그 사회의 정신과 미의식을 드러내는 예술입니다. 특히 장식 요소는 건축의 구조적 기능을 넘어, 시대와 지역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언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단청(丹靑)이, 서양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가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두 장식은 모두 색채를 통해 공간의 의미를 강화하지만, 표현 방식과 담고 있는 세계관은 뚜렷이 다릅니다. 단청은 자연과 조화, 그리고 상징적 질서를 중시하지만, 스테인드글라스는 신성한 빛을 통해 초월적 세계를 구현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의 단청과 유럽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중심으로, 동서양 건축이 색과 장식을 통해 어떻게 서로 다른 미학과 정신세계를 표현했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2025. 10. 18.
세계건축사15. 기술이 미학이 된 시대, 하이테크 건축의 탄생과 특징 산업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 하이테크 건축의 등장 배경 20세기 후반, 건축은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기술의 정점 위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의 건축이 형태의 아름다움이나 장식적 요소에 집중했다면, 하이테크 건축(High-Tech Architecture)은 ‘기술 그 자체’를 미학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양식입니다. 197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 운동은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첨단산업사회의 가치관과 시대정신을 반영한 건축적 선언이었습니다. 하이테크 건축은 구조, 설비, 재료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노출함으로써 기술의 아름다움을 강조했습니다. 유리, 철골, 알루미늄 등 산업 재료는 기능을 드러내는 동시에 심미적 요소로 활용되었으며, ‘기계미(machine aesthetic)’.. 2025. 10. 17.
동양건축사16. 지붕으로 읽는 한국 건축의 사회와 지역 – 기와집과 초가집의 구조와 의미 지붕은 단순한 덮개가 아니다 건축의 지붕은 단순히 비와 햇빛을 막는 구조적 요소가 아닙니다. 한국전통건축에서 지붕은 사회적 신분, 지역적 환경, 그리고 생활방식이 응축된 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기와집과 초가집은 모두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재료와 형태, 그리고 철학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와와 초가의 구조적 차이뿐만 아니라, 그것이 보여주는 계층적 상징과 지역적 특성, 그리고 시대적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와집의 구조와 상징: 권위와 영속성의 건축 기와집은 주로 양반, 관료, 혹은 부유한 상인 계층이 거주하던 상류 주택으로, 지붕의 재료인 ‘기와(瓦)’는 구운 흙으로 만든 도자기 형태의 건축재료입니다. 기와는 무겁고 내구성이 강하여 오랜 세월 풍우에 견디며, 화재에도 비교적 강했.. 2025. 10. 16.
건축가 시리즈17. 빛과 지하의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투명성과 구조의 미학을 탐구한 건축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건축은 기술과 철학이 결합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투명성’과 ‘구조미’를 통해 공간의 본질을 탐구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1953~)가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형태를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도시와 인간, 공간의 관계를 재정의한 철학적 건축가로 평가받습니다. 페로는 유리, 금속, 빛 같은 현대적 재료를 활용하여 건물의 경계를 흐리고,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개방성과 도시의 흐름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실험이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 프랑스 국립도서관(Bibliothèque na.. 2025.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