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를 비추는 건축의 거울 건축은 단순한 건물의 외피가 아니라, 시대의 정신과 사회적 가치가 투영된 상징적 산물입니다. 20세기 중반에 등장한 브루탈리즘 건축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브루탈리즘(Brutalism)’이라는 단어는 종종 ‘거칠다’라는 의미로 오해받지만, 사실 그 어원은 프랑스어 béton brut(노출 콘크리트, 다듬지 않은 콘크리트)에서 유래했습니다. 즉, 브루탈리즘은 재료 본연의 질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데서 출발한 건축 양식입니다. 이 양식은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전후 사회의 현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전쟁 직후의 도시들은 빠른 재건이 필요했고, 장식적인 건축보다는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건축이 우선시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브루탈리즘은 그 시대의 긴박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