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7

건축가 시리즈15. 모셰 사프디 건축 철학과 대표작: 인간 중심 공간을 향한 실험 인간을 위한 건축을 추구한 모셰 사프디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짓는 기술을 넘어,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을 새롭게 정의하는 문화적 행위입니다. 특히 20세기 후반과 21세기를 아우르며 활동한 건축가 모셰 사프디(Moshe Safdie, 1938~ )는 ‘사람을 위한 건축’을 철학의 중심에 두고 도시와 건축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한 인물입니다. 그는 캐나다 몬트리올 만국박람회(EXPO 67)에서 발표한 ‘해비타트 67(Habitat 67)’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주거·문화·종교·교육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건축 언어를 발전시켰습니다. 사프디의 건축은 모더니즘 이후의 차가운 기능주의를 넘어 인간적 체험, 자연과의 조화, 사회적 책임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독자적 궤적을 보여줍니다. 이 글.. 2025. 10. 9.
그린 뉴딜이 여는 친환경 건축과 건설업의 변화 기후 위기와 건축 산업의 전환점 21세기는 기후 변화라는 전 지구적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폭염, 집중호우, 해수면 상승 등 기후 위기의 징후는 일상에서 점점 더 자주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선언하면서,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과 건설업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짓는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와 자원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입니다. 실제로 건축물의 시공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전체 탄소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건축과 건설업은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혁신해야 하는 핵.. 2025. 10. 8.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건축의 조건: 휴식의 심리와 디자인 원리 왜 어떤 공간은 편안할까? 우리는 어떤 공간에 들어섰을 때 즉각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긴장되거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건축은 단순히 기능적인 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감각을 자극하는 중요한 환경입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휴식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었으며, 건축가들은 “어떻게 하면 편안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꾸준히 답해 왔습니다. 휴식을 위한 공간은 안전감과 프라이버시, 자연과의 연결, 재료와 촉각, 빛·소리·동선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네 가지 조건을 중심으로, 학문적 개념과 건축적 장치,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해 건축이 어떻게 휴식을 설계하는가를 살펴보겠습니다. 편안한 공간을 .. 2025. 10. 7.
동양건축사15. 동양 3개국 전통 주거 건축 비교: 한옥·다다미 주택·사합원의 특징과 가치 동양 건축에서 집이 가진 의미 주거 건축은 단순히 비바람을 피하는 공간이 아니라, 한 사회의 문화와 철학, 그리고 생활 방식을 담아낸 결과물입니다. 특히 동양 3개국, 즉 한국·일본·중국의 전통 주거 건축은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 지형, 사회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양식과 특징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한옥은 사계절이 뚜렷한 환경 속에서 기후 적응과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했고, 일본의 다다미 주택은 협소한 국토와 지진 환경에 맞춰 유연성과 간결함을 중시했으며, 중국의 사합원은 넓은 평야와 가부장적 질서를 바탕으로 집합성과 위계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세 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 건축을 비교하며 그 의미와 오늘날의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한옥 – 자연과 .. 2025. 10. 6.
건축가 시리즈14. 하이테크 건축의 선구자, 리처드 로저스의 건축 철학과 대표작 현대 건축을 바꾼 혁신가, 리처드 로저스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까지, 건축계는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실험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 1933–2021)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이테크 건축(High-Tech Architecture)’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선도하며, 건축을 단순히 외형적 아름다움이 아닌 도시와 사회를 연결하는 공공적 장치로 바라보았습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 런던의 로이드 빌딩, 밀레니엄 돔 등 그의 작품들은 도시의 상징이자 시대정신을 드러내는 기념비적 건축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리처드 로저스의 건축 철학, 대표작, 그리고 그가 남긴 유산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리처드 로저스.. 2025. 10. 5.
세계건축사12. 로마네스크 건축의 특징과 역사: 중세 유럽의 돌로 지은 예술 중세 유럽을 지탱한 돌의 건축 언어 로마네스크 건축은 약 10세기 후반부터 12세기 중반까지 서유럽 전역에서 발전한 대표적인 건축 양식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 로마 건축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중세 기독교 사회의 신앙적 요구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했습니다. 이는 고대와 중세, 그리고 후대 고딕 건축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했습니다. 로마네스크는 “로마적(Roman-like)”이라는 뜻을 지니며, 로마 제국의 아치와 돔 기술을 기반으로 교회와 수도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당시 유럽은 봉건제와 교회의 권위가 절대적인 사회였기 때문에, 건축은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신앙을 형상화하는 상징적 도구가 되었습니다. 로마네스크 건축은 그 육중한 돌벽과 반원형 아치를 통해 인간의 나약.. 2025. 10. 4.